캐나다인들의 옛 건축물에 대한 특별한 사랑
캐나다인들은 옛날 물건들을 소중히 간직한다. 의복이나 장식구 등 추억이나 역사적 의미가 조금이라도 있다 싶으면 간직하거나 보관한다. 그래서 지역마다 여러가지 박물관도 많다. 그 중에 건축물의 보존의식은 또한 대단한 것 같다. 유럽에서 그리스 로마시대의 역사적 건축물 뿐만 아니라 근세의 오래된 건축물도 그대로 볼 수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이 든다. 특히 캐나다는 역사가 200년 정도 밖에 되지를 않아 건축물에 대한 애착은 남 다를 수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꼭 그런 이유 때문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Fredericton 다운타운 주택가의 York Street에 주변과 별로 어울리지 않다 싶은 건물이 하나 있다. 주민들은 이 건물을 Hartt Shoes Factory 라 부른다. 간판에서 보이는 대로 1898년 부터 신발 공장이었으나 오래 전 싼 제 3국의 물건 덕분으로 공장 문을 닫아야 했던 모양이었다. 그때는 이러한 공장들은 산업 인프라가 빈약한 작은 행정교육도시에서는 그나마 중요한 산업이었다. 내가 몇년동안 이 건물을 지나치면서 생각하곤 하는 것이 왜 아직까지 건물 외벽에 옛날 간판이 있을까 였다.
그때는 이 건물이 비어 있어 그나마 이해가 되었지만 작년 그 건물은 누군가에 인수되어 아파트로 개조되었고 현재 주거용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리노베이션 이후에도 외벽의 오래된 간판은 그대로이다 보니 의문은 더 커져 갔다. 그리고 다시 이 건물옆에 새로운 주거용 건물이 증축되고 있다. 보통의 심정이면 기존 건물을 헐어버리고 신식의 건물 두동이나 혹은 커다란 신식 한동의 아파트를 지을 만도 한 데말이다.
기존 건물의 외부는 하나도 변경하지 않고 심지어 건물벽에 있는 옛날 간판도 그대로이다. 사람이 입주하여 살고 있는 지가 2년이 다 되어가고 그리고 아파트 이름이 Salon on York라고 입구에 붙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기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이 건물을 Hartt Shoes Factory라 부른다.
이 건물 맞은 편에 NB Liquor Store가 있다. 이 건물은 이 도시의 기차 정착지인 오래된 기차 역사였다. 철로가 폐지되고 따라서 빈 역사는 달리는 기차없이 홀로 오랜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가 비바람으로 건물이 회손되자 여론이 벌떼 같았다. 소유자가 정부였더라면 쉽게 보존이 되었겠지만 건물과 땅은 Irving이 소유하는 사유재산이었다. 역사가 서려있는 건물을 저렇게 방치할 수가 있는냐고 여론이 들끓자 소유자인 Irving은 옛 역사를 새로이 옛날 모습대로 고쳤다. 그리고 지속적 관리를 위하여 Superstore옆에 입주해 있었던 NB Liquar Store를 이곳으로 이전시켰다.
Hartt Shoes Factory와 NB Liquor Store사이로 난 도로(York Street)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다운타운 부근에 Brunswick Street Baptist Church가 보인다. 아래 사진에서 전면건물 옆에 보이는 첨탑건물이 그것이다. 이 교회는 본 건물에 붙여 새 건물을 증축하고 나서 기존의 교회 부속건물인 옆건물을 팔아 버렸다.
이 건물은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은채 오래 방치되다 보니 건물의 외부모습은 좀 융물스러웠다. 현재 건축설계회사인 ADI회사가 이 건물을 인수하여 내부를 콘도로 리노베이션하였다. 그리고 지금 세일중이다. 그러나 건물의 형태와 재료가 그대로 보존되면서 외부는 깔끔이 단장되었다. 단장 후에 보니 이 건물은 쾌나 중후해 보이고 역사적 가치도 있어 보였다. 어찌됐던 이것은 처음부터 이 도시와 함께하여 왔던 여기사람들의 역사적 건물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두 블럭을 건너 Regent Street의 다운타운 지역으로 가보면 주거용건물 답지 않은 벽돌로 잘 지은 건물이 보인다. 어찌보면 마치 관공서 건물같아 보인다. 다름 아닌 아파트이다. 건물 전면의 돌에 새겨진 글씨을 보면 Saint Dunstan School로 되어 있다. 도시 확장으로 인근에 새로운 학교건물이 신축되자 기존의 학교건물을 팔렸고 그 학교 건물을 산 업자는 그 건물을 아파트로 개조하여서 임대를 놓았슴을 알 수가 있다. 시 재정에 도움도 되고 임대건물도 생기고 그것에다 옛 건물 모습을 그대로 유지 할 수 있는 것, 이것이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닌가하고 생각된다.
위의 예와 같이 큰 규모의 건축물 뿐만 아니라 작은 개인 건물에도 건물보존의 예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여기서 다운타운 방향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Scuba가 입점한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은 주상복합 건물로 대락 4년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매물로 나왔었다. 이 도시의 태생과 같이 하여 온 150년이 넘는 건물이지만 관리상태는 엉망이었기 때문에 매물가격이 매우 저렴하였다.
어찌됐던 이 건물의 주인은 바꿨고 매수자는 기존 건물을 들어 올린 후 기존 돌벽 지하실 없애고 뒤로 후퇴하여 콘크리트 지하실을 설치하고 그 위에 기존건물을 앉혔다. 결국 전면 도로에서 좀 더 떨어진 콘크리트지하실을 가진 건물이 완성되었는 셈이다. 그리고 지금 그 건물은 대대적으로 수선중이다. 아마도 건물 보존과 건물위치를 뒤로 후퇴하는 조건으로 시의 도움이 있었지 않았나 추측이 된다.
다시 이 도로를(Regent Street)를 따라 다운타운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George Street가 나온다. 그 안쪽 주택지에서는 주택 리노베이션이 항창이다. 그 중 하나는 벌써 그 공사기간이 2년이 다 되어 간다. 별로 크지 않는 건물을 오랫동안 공사하는 것을 보고는 나는 많이 의아스럽게 처다 보았다. 사진에서 앞동은 150이상 된 목조건물이고 뒷 건물은 새로이 신축된 건물이다. 본건물은 본래 마당 뒤편에 돌벽 지하실위에 있었다. 콘크리트 지하실을 마당 앞에 새로이 만들고 그 위에 옛건물을 들어서 옮겨 놓은 것이다.
일반 업자가 자기 자금으로만 이런 공사를 하리라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공사기간과 모든 사항을 따져보면 경제성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옛 건물을 공짜로 취득하면 가능하지만 아마도 시의 도움으로 이루어 지고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여기서도 그들의 옛건물에 대한 애착을 쉽게 느낄 수가 있다.
역사를 보존하고 후세대에 알리는 것은 꼭 책으로 표현 혹은 박물관에서 전시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실생활을 통하는 것이다. 건물은 우리가 자고, 먹고, 웃고, 자라고, 죽는 곳, 어찌보면 가장 오래동안 보고, 느끼고, 살고, 머무는 곳이다. 그래서 여기사람들은 이 도시를 사람이 사는 박물관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리석게도 사람은 아무리 간접경험을 통하여 많이 배워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런 의미에서 생활속의 역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건축물은 하나의 유기체이다. 더 나아가 어떤 현자는 "건축은 사람이다"라고도 표현한다. 그 만큼 건축은 사람과 밀접하다. 그래서 도시가 새로운 것과 옛 것으로 어울려져 가면서 역사의 박물관이 된다는 것은 도시에 살면서 사람을, 사람의 역사를 눈으로, 몸으로, 그리고 생활로 배우는 현장이 되는 것이다. 유럽문화와 마찬가지로 여기의 캐나다인들의 건축물에 대한 특별한 사랑은 이러한 이유가 그 바탕에 깔린 것으로 나는 본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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