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캐나다 이민생활을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민전 내가 오랫동안 살았던 작은 도시, 자칭 제 2의 고향인, 계룡에 정착했다. 어느 날 갑자기, 캐나다 동부 작은 도시 프레데릭톤(내가 이민하여 10년동안 살았던 캐나다 도시)에 잠깐 머물 기회가 생겼다. 막상 이곳에 와보니 처음의 기대와 매우 다르게 내 처지가 확연히 다름을 깨달았다. 집도 자동차도 가족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춥고 배고프고 외로운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작은 방 하나 빌려서 살고, 밥을 사 먹거나 얻어 먹고 지냈다. 하는 일로는 자동차 사고(캐나다에서 보행 중 버스에 부딪쳤던 사고)로 여기서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전부였다. 춥고 긴긴 나날의 캐나다 겨울이다. 그리고 보니 남는 것이 시간이었다. 그래서 의사가 권하는 재활 훈련과 나의 일을 찾았다. 그 방안으로 아침에 YMCA에 들려 몸을 풀었고, 이때다 싶어 내가 졸업한 예술대학교에 가서 매일 작업을 하고 온종일 공부를 하였다.
어느 날 주말 저녁이었다. 주말에도 작업을 하였고 저녁에는 집에 가는 일 밖에 없었다. 심심하였다. 그래서 아침에 YMCA에서 몸을 풀었지만 또 다시 YMCA에 들렸다. 실내 농구장 창문을 통해 안을 보니 족구 같은 낮은 네트에서 나이 든 분들이 이상한 공을 서로 주고 받으며 게임을 하고 있었다. Pickle Ball이었다.
그것은 테니스와 탁구의 혼용이라고 하였다. 라켓은 탁구 라켓보다 크고, 공은 중간이 빈 프라스틱이며 크기는 테니공만 하였다. 쳐 보니 흡사 테니스와 비슷했다. 가볍고, 적당히 왔다갔다 하였으며, 그리고 여유도 생겼다. 테니스 같은 게임의 묘미도 있었다. 체력이 약한 나에게 정말 좋았다. 스윙, 발리, 스매싱 등등 공을 치는 형식은 탁구보다는 테니스에 가까웠다. 나는 금방 적응이 되었다.
실내 운동이니 좋고, 과격하지 않으니 좋고, 그렇다고 기술적인 묘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금방 나는 메니어가 되었다. 주말마다 한정된 실내 공간에서 복식 게임을 하니 그곳에 가면 사람들과 금방 친해졌다. 피클볼을 즐기는 사람들은 다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시간이 넉넉한 분들이다. 평생 테니스를 즐긴 나로서는 실력으로는 내가 그들보다 한 수 위니 쉽게 그들과 교재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알아 보니 이 도시 실내 체육관에서 피클볼 클럽이 있다고 했다. 매일 오전에 게임이 있으며 주로 은퇴한 사람들이 즐긴다고 하였다. 피클볼은 지금 세계적으로 대유행이다. 여기서는 20불 한달 클럽비가 전부이며 기타 소모품과 경비는 거의 없다. 실내 운동이니 좋고 가벼우면서 게임의 묘미가 있으니 더욱 좋다. 초보자도 쉽게 시작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나이 든 분들이 즐기기에는 정말 안성마춤이다. 한번 즐겨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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