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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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학교로 2017

하루의 연기가 내 마을을 바꾸다.

Hi Yeon 2017. 8. 22. 23:36



저녁이었다. 매수자에게 전화를 하니 내일 용인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미리 자료와 계약서를 준비하기 위하여 계룡의 사무실로 달렸다. 맑은 날에 소낙비가 내렸다. 달리는 차장 밖은 수채 물감을 뿌린 듯 하였다. 내 마음은 붕 뜨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다음날 가게가 있는 용인 수지구로 향했다. 먼저 가게를 관리해주는 메니저를 만나서 양해를 구하고 그리고 나서 매수인을 만났다. 매니저와는 이야기가 잘 되었다. 가게가 팔리면 인도 되자마자 바로 떠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내 가게에서 일하면서 가게에 딸린 방에서 지낸다. 즉 그는 내 가게가 팔리면서 직장도 잃고 거주할 방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뜻에 따라주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오너의 마음이니 사정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그렇게 흔쾌히 승락해주니 오히려 결정하였던 내 마음이 술령거렸다. 꼭 팔아야 하나? 평소와 같이 가게를 끌고 가도 되는데?


메니저를 만나고 2시간 후에 매도자를 만났다. 나와 그는 서로간 매도 조건과 일자 등등 모든 것을 미리 구두로 결정하였고 오늘 최종적으로 만나는 것이다. 나는 그가 원하면 계약을 할려고 마음을 먹었고 그래서 계약 서류를 준비해 왔다. 그런데 매수자는 이제 와서 매출표나 입금 통장을 확인해야 한다고 고집을 했다. 나는 순수익을 있는 사실 그대로 설명했고, 그는 여러 동종 업자들을 만나서 그 사실을 확인도 했었다. 그리고 그는 여러 번 가게에 와서 지켜 보고 검토도 하였고, 또한 한날 밤 매니저와 술잔을 기울이면서 대화를 가졌다. 충분한 수익이 생긴다는 것을 확인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못 믿어 나를 홀닥 벗겨서 보려 했다. 매도 가격은 그가 원하는 가격으로 내려주었다. 파격적이었다. 내가 몸이 매우 않 좋은 상태에서 결정한 금액이었다. 그에게는 최상의 조건이었는데 불구하고 더 이상 대화 진행이 어려웠다. 내일 다시 만나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말하고 나는 차를 몰고 세종으로 출발했다.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가 사정하 듯이 메달리면서 다 까발려 팔려하니 가게가 너무 아깝기도 하면서 내 자존심이 꿈틀거렸다. 혼란스러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트랙으로 나가 1시간 뛰었다. 흠벅적은 몸을 씻고 나니 정신이 맑아졌다. 저녁을 먹고 매출표를 챙기면서 월매출 합계 셈을 보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막상 숫자를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아니다. 그렇게 저자세로 가게를 던지듯 넘기는 것은 아니다. 그냥 두어도 적잖은 월수입이 생기는데 말이다. 마음은 평온을 찾기 시작했다. 협상은 없던 것으로 하자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매수인은 내가 육체적으로 최악의 상태에서 상대가 덤벙댈 때 사인을 했더라면 이는 그 사람의 큰 복이 되었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창밖의 모습이 매우 눈이 부셨다. 산과 초목을 가로막고 있는 아파트 빌딩이 야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