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gary를 가는 도중 정차지에서
점퍼를 접어 베개로 사용
도시기차(Train)내에서 셀폰으로
북쪽 강변에서 본 Calgary 다운타운 전경
The Bow-EnCana's Headquarters 전경
The Bow-EnCana's Headquarters 전면
Calgary Tower
Calgary로 향했다. 하루종일 Greyhound 버스에 몸을 싣었다. 가도 가도 끝없이 보이는 것은 회색빛의 평평한 농경지이다. Saskatchewan와 Alberta,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밀과 Canola라고 한다. 아마도 여름 한철에만 재배하는 모양이다. 지금 이곳은 10월, 춥고 매마른 지방이어서 그런가, 들판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회색빛만 보인다. 좌우 끝이 없는 일직선의 지평선위에 원색의 파란 가을 하늘과 맞닿아 있어 그 회색빛은 내 눈에는 처절해 보이기까지 한다. 푸름이나 단풍은 이미 이곳의 색깔이 아니다. 이곳은 평지이고 내륙이다. 강수량마저 적다. 비오는 날은 적고 태양은 강렬하게 내리쬐니 낮에는 따갑다. 그러나 태양이 사라지는 밤에는 춥다. 사막과 닮았다.
도중 큰놈에게 "나 간다."고 전화했다. 항상 돈 아끼는 아비로 보았는 모양이다. 왜 비행기가 더 싸고 편한데 버스를 타고 가는냐고 한다. 중간 중간 작은 마을마다 정차하는 버스는 너무 지루하고 힘이 든다고 하였다. 그는 나무심는 일을 하기 위하여 버스를 많이 탔는 데 너무 너무 힘이 들었다는 것이다. "아니야, 가는 도중 보는 것도 있고 재미가 있어 한번은 타고 가고 싶어서" 하고는 나는 살짝 넘어 간다.
버스안에는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었다. 캘거리까지 10군데는 정차하는 것 같았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타고 내렸다. 나도 베낭을 의자밑에 두었지만 대부분 승객들도 그랬다. 넓지 않는 의자밑에 가방까지 있으니 몸의 움직임은 둔했다. 다행이 정착할 때마다 용건을 보거나 커피한잔을 사 먹을 수가 있었다. 하루종일 운전하면서 벌어 먹고 살았는 데, 머 내가 운전하는 것도 아닌데, 이것 정도야, 그래! 보고 생각하고 감상에 젖어 가기도 하고 커피도 마신다. 이 광야를 뚫고, 내가 너인지 너가 내인지도 모를 때가 있지 않는가? 끼니로 밥은 못 먹지만 그래도 과자나 빵을 먹을 수가 있다. 옆을 보니 다 그렇게 먹는다.
내 옆에 젊은이가 앉아 있다. 셀폰으로 영화를 본다. 어떻게 보는냐?고 물어니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내 셀폰을 건넸다. 그는 직접 Show Box를 깔아 주고는 공짜이니 WiFi로 영화를 다운받아서 보라고 한다. 그리고는 점퍼는 이렇게 접고 말아서 베개로 사용하면 좋다고 직접 시연도 해 보인다. 나는 Calgary에 사는 데 New Brunwick주 태생이며 Saint John이 고향이라고 한다. 내 귀가 번쩍거렸다. New Brunswick라 내가 그곳에서 10년을 살았지 않는가. 나도 그곳이 고향이다. 그는 주먹을 쥐고 내 주먹을 툭 친다. 고향사람을 만났던 것이다.
그곳에서 이곳까지 버스로 오는냐?
차로 꼬박 밤낮 5일이 걸렸다.
나는 이 호스텔에 갈려고 하는 데 어디야?
염려 놓아라. 내가 직접 그곳 트레인 역까지 데려다 주겠다.
그것도 고향 사람이라고.
캘거리 전차(C-Train이라 불렸다)는 지상철이었다. 청색과 적색으로 표시된 두 노선이 있었다, 다운타운 9구간 구역은 티켓이 필요 없는 공짜이다. 즉 아무나 타고 내리는 것이다. 없는 이들을 배려 하는 것을 보니 지하자원과 식량 그리고 석유가 많이 나는 부자 주는 무엇인가 달랐다. 캘거리는 중서부 캐나다 중에는 가장 큰도시이다.(2011년 인구 약 100만명) 캐나다 중서부 알버타, 사스케치원, 메니토바의 도시들은 크기만 다를 뿐 다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넓디 넓은 농경지 평지에 자리 잡은 도시라는 것이다. 그래서 단조로웠다. 산도 강도 없는 그곳만의 멋만 있는 곳이다. 록키산맥의 동부 변두리에 있는 캘거리는 적당한 강을 끼고 있어 많이 좋아 보였다.
캘거리 도시는 정말 깨끗 하였다. 초현대식 고층건물들이 지상과 하늘을 장식하였다. 동부도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중세건물은 여기서는 가끔 보였다. 내 눈은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도시 외곽으로 나가 보았다. 역시나 농경지 중간에 세워진 도시답다. 도시 숲이라고는 가로수밖에 없고 회색빛 벌판에 도로와 집들만 옹기종기 보인다. 동부캐나다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었다. 다행이 캘거리 다운타운 북쪽은 흐르는 강과 접하여 있었다. 여기 도시강변에서는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쩍거린다. 이 도시의 매력이다.
동부캐나다는 평안하고 안락하다는 느낌, 그러나 서부는 거친 땅위에 개척과 현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많은 곳에 들소 조각과 동물뿔 이미지 조각이 도시를 장식한다. 나는 동부에서는 이미 녹아서 바닥으로 쓰며 든 부드러운 영혼을 느꼈지만 여기서는 막 살아나는 강렬한 혼을 느낀다. 그것은 현대라는 언어로 살아난다. 마치 태초와 같다. 내 혼이 꿈틀거린다. 무엇인가 조금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러나 알 수 없는, 어떤 영혼을 맛 본 것 같다. 나는 그런 영혼을 만나기 위하여 이렇게 가고 있는가 보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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