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Dream & Create 꿈꾸며 창조하다

꿈을 꾸며 창조하다

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푸른 눈을 가진 아가씨

Hi Yeon 2013. 11. 20. 08:27

7 말이면 최고로 더울 때이다. 아무리 덥다 하더라도 여기 아침은 기분좋게 시원하다. 여름의 이른 아침 공기를 마시며 조용한 새벽 도시를 이리 저리 누비고 다니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없을 정도로 묘하면서도 상쾌하다. 도시는  아늑한 아침공기에  잠겨 에너지가 충만되고 있는 같고 나는 속을 질주하면서 마치 몸과 속에 흐르는 피가 아침의 신선한 에너지에 잠긴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휴일의 아침에는대부분 사람들은 늦잠을 즐긴다.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직장으로 나서기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그래서 공휴일의 이른 아침, 특히 오전 6 - 8 사이는 손님이 뜸하다. 아침 8시가 다가오면 콜센타, 쇼핑상가, 혹은 음식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침 작은 아파트가 몰려 있는 UNB 근처에서 콜이 왔다. 주소를 확인하고 아파트 앞에 차를 대고   3-4 기다렸다. 널신하고 키가 프랑스 풍의 아가씨가 황금색 머리를 출렁이며 아파트 출입문을 열고 나타났다.  가슴과 등만 겨우 가리는 천조각같은 상의와 짧은 반바지를 입었다. 그녀는 능숙한 솜씨로 차문을 열고는 내 옆에 사뿐이 앉으면서 사냥하게 아침인사와 더불어 "오늘 어때요?" 하고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Coffee Mill 가자고 했다. 그곳은 전통있는 레스토랑 중의 하나로서 서빙하는 아가씨가 많이 일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차는 여름 아침의 시원한 공기를 헤치며 질주했다. 비치기 시작하는 아침햇살은 약간 붉었다. 아무도 없는 Highway 에서 아침공기를 뚫고 아침의 붉은 빛을 나무와 건물사이로 받으며서 달리면, 마치 이른 아침 말을 타고 서부의 광야를 달리기분이 들었다. 아침의 붉은 햇빛은 나무 잎새와 건물 사이로 새어 나오면서, 무도장의 사이키 조명처럼 반짝반짝 거리며 달리는 차 안의 아가시 얼굴를  비추었다. 어떤 순간, 빛은 하얗게 드러난 팔과 가슴, 그것들을 겨우 가리는 홍색 조각사이를 비집고 들어 갔다 나왔다 하였다.  아침 햇빛이 아가씨의 눈을 스칠 때는 커다란 그녀의 눈에서 옅은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다. 오똑한 코와 조각같은 입술은 반대 편에서 비추어지는 칼빛같은 햇빛 조각들이 반복되면서 그것들은 흐르는 곡선과 같은 실루엣이 되었다. 그리고 빛깔은  하얗게 되기도 하고  붉게 되기도 하였다. 순간, 나는 무대의 관객이 되었고 그녀는 수만가지 빛으로 물드는 무대위의 배우가 되었다. 그리고 번쩍이는 찰라 시간이 지나갔다.

"여보세요!" 하는 나지막한 그녀의 속삭임 나는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나가야 길을 지나쳤음 알게 되었다휴일 아침, 도로에 다음 출구를 선택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얼른 미안하다고 하고는 다음 출구를 통해 나와서 그녀가 출근하는 Coffee Mill 종업원 전용출입문 바로 앞에 안전하게 살며시 차를 댔다. 차의 문이 열리자 그녀는 사냥하게 "감사합니다"고 말하고는 팁으로 2 달라 주었다그녀가 원하는 출입구에 알아서 차를 갖다 대어서 그랬나, 어찌됐던 오늘 아침은 좋았다.

그 날 따라 Tim Hortons 커피를 먹으려 틈이 없었다보통 아침 커피로는 그곳을 이용하는 이유는 우선 입맛이 Tim Hortons 커피에 젖었기 때문이고, 또한 그것이 아침커피로서 적당한  쓴맛을 나에게 주기 때문이었다.  Coffee Mill 지척에 있었지만 그곳 커피는 아침에 입을 축이기엔 너무 순했다. 그래서 아무리  Tim Hortons 으로 가보려고 하였으나 내 차는 왠일인지 오늘은 Coffee Mill 주위를 뱅뱅 돌게 되었다. 어쩌라 하늘도 커피를 마음대로 마시게 하는구나 하고 툴툴대다가 하는 없이 커피를 사먹기로 하고  Coffee Mill 창구멍에 차를 대었다. 여기는 차를 직접 아가시 얼굴을 보고 주문하고 그리고 커피를 받는 수동식이었다. 조그만한 창문이 열리더니 어떤 아가씨가 나에게 아는 척하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안녕하세요? 만납니다!”

나는 얼굴을 차창사이로 빼고 처다보니 아까 내가 태워 준 금발의 긴머리가 그곳에 있었다. 크고 깊숙히 파인 파란 , 오독한 , 그 밑에 오톡하게 조각해 놓은 입술, 그리고 그것들을 안은 작은 얼굴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녀를 태우고 나무잎과 건물사이로 솟아지는 아침 햇살을 사이키 조명처름 받으며 달렸던 환상이 떠 올랐다.  나는  어떨결에 어이! 다시봅니다!  다시 보아서 좋내요하면서 웃었.  그리고 커피를 주문하였다. 무조건  제일 큰것으로.

그리고 커피값을 지급하고는 2달라 동전 하나를 슬그머니 테이블에 놓으면서 아가씨, 좋은 하루 되세요하고는 페달을 밟았다. 열린 자동차 창문 사이로 손을 흔드는 그녀를 보면서, 아니야아까 나에게 2달라 주었지.  그래 나도 2달라 팁이야, 그래야 샘샘이지 하고 메아리를 보냈다.

그렇게 그녀가 전해 준 커피 한잔으로 입을 축이면서, 조용한 공휴일의 오전, 오늘도 나는 도심공기를 뚫기 시작하였.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