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102 겨울 시금치의 유혹
시금치(나무위키)에 대하여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시금치(Spinach)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풀. 특이하게도 시금치는 겨울이 제철이며,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서 천천히 자란, 다른 말로 로제트 상태가 된 시금치를 최고로 쳐준다. 이는 시금치가 스스로 얼지 않기 위해 잎사귀의 당도를 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른 초봄이었다. 겨울 양지 바른 밭에 시금치 새싹이 보였다. 줄기는 짧고 잎은 바닥에 드려 누워 있었다. 찬바람을 이기기 위해서였다. 그 거친 것을 캐서 데쳐서 먹으면 양념 없이 그냥 먹어도 단맛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래, 시금치는 겨울 채소다. 봄과 가을 시금치는 부드럽고 연하다. 때깔만 좋지 깊은 맛은 없다. 지금 수퍼에서 시금치가 봉지에 구겨져 넣어진 채로 팔리고 있었다. 내용을 보니 줄기가 꺾긴 것도 있었고 거친 잎이 마치 야생풀 같았다.
2봉지를 사서 왔다. 냄비에 물을 붓고 왕소금 한 티스푼을 넣었다. 물이 끓을 때 시금치를 넣고 살짝 데쳤다.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없애고 양념(소금, 식초, 꿀, 고춧가루, 올리브오일)으로 비볐다. 맛을 보니 달콤했다. 특유의 시금치 향기가 좋았다. 올리브오일이 그 맛을 부드럽게 했다. 싱겁게 무쳤다. 듬뿍 들어서 먹으니 금방 없어졌다.
캐나다에서 보는 야채 모둠에는 으레 시금치가 있었다. 수경 재배여서 그런가? 식감은 쫄깃한 듯 고소했다. 잎은 부드러웠다. 그래서 생으로 많이 즐겼던가 봐. 그러나 단맛은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겨울 야생 시금치는 전혀 달랐다. 생으로 먹기에는 부드럽지 못하다. 시금치는 찬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서 내부에 영양분을 응축시켜 추위에 자신을 보호한다. 이것을 살짝 데쳐서 무쳐 먹으면 향이 강하고 단맛이 난다. 마치 보약을 먹는 것 같다.
겨울에 나는 모든 식물과 동물들이 겨울을 이겨나가기 위해서 영양분을 내부에 응축시킨다. 어류도 그렇다. 겨울 생선이 기름지고 단맛이 나는 이유다.
겨울 시금치는 쉽게 구입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요리마저 쉬우니 나에게는 구세주 같은 음식이다. 시금치의 유혹이다. 더구나 자연식품이 아니던가? 흙이 뭍은 채로 봉지에 대충 구겨져 넣어져 있다. 남들은 가지런한 시금치 다발을 선택하나 나는 이런 것을 좋아한다.




'하루를 보내는 나의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60106 손뜨게 목도리와 빵모자 (0) | 2026.01.06 |
|---|---|
| 60105 달빛 그녀 (1) | 2026.01.05 |
| 51230 한 해를 보내는 연말 (0) | 2025.12.30 |
| 51229 봄동을 무쳐 먹다 (0) | 2025.12.29 |
| 51228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0) | 2025.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