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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유혹의 메시지, Ladybird Earring

Hi Yeon 2020. 2. 15. 21:06



강렬한 유혹의 메시지, Ladybird Earring

 

모양과 색깔이 화려한 많은 종류의 벌레가 있다. 그중에서 무당벌레는 독특한 모양과 색상을 가진다. 무당벌레는 붉은 바탕의 검은 점박이가 있는 돔 형태의 작은 몸체를 가지고 있다. 그 색상과 형태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린 시절 들판에서 그놈을 많이 보았다. 어린 마음에 그것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맨손으로 잡아 손바닥에 놓으면, 그놈은 갑옷 같은 둥근 등 안에서 날개를 내어 하늘로 날아 가버린다. 그놈의 신기한 행동에 놀란다. 경계심마저 생긴다. 그제서야 무당벌레가 날아다니는 벌레임을 안다. 그래도 금방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다시금 그놈을 잡아 손바닥에 놓는다.

 

아마 그때 어린 마음이 매혹적인 무당벌레의 디자인과 색채에 반하였나 보다. 지금 보아도 정말 화려하다. 붉은 바탕에 검은 점은 정말 매혹적이다. 어릴 때 들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벌레이기도 하였지만, 그것이 신기하여 손으로 잡으려 하면 날아가 버린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는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쭈 이놈이, 깜찍한 옷을 입은 이 작은 놈이 날기도 하네하면서 신기해하였던 것이다.

 

우리 사람들은 그 벌레를 왜 무당이라고 이름 지었을까? 그 옛날에 사람들 눈에는 무당벌레의 무늬와 색상을 특이하게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보니 그 옛날에는 우리라는 모든 사람들의 옷은 흰색이었다. 그런데 오직 마을에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하는 무당만이 알룩달룩한 색깔 옷을 입고 굿을 했으니 사람들 눈에는 강렬한 인상이 새겨졌으리라. 그래서 무당벌레라고 하였을 것이다.

 

다른 세계에서는 그 벌레를 무엇이라 이름 지었을까? 영어로 Ladybird Beetle이다. “아가씨새 벌레(저자가 지은 이름)”이다. 우리의 관점과 판이하게 그들의 눈에는 그놈이 잘 꾸민 여인처럼 보였다. 알룩달룩한 색깔의 작은 벌레가 기어가기도 하고 날아다니기도 한다. 그놈을 처음 보고는 어떤 무리는 춤추는 무당을 떠올렸고, 어떤 무리는 잘 꾸민 여인네를 상상했다. 다른 세계에서는 평범하게 보였는데 우리네 눈에는 특이하게 보였다. 이렇게도 똑같은 것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달랐다. 환경의 차이가 관념의 차이를 만들었으니, 허참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이니 말이다.

 

무당벌레는 진딧물(Aphid)을 먹고산다. 진딧물은 식물의 액즙을 빨아먹고살며, 또한 식물의 바이러스병을 전파한다. 진딧물은 식물에 대하여는 심각한 해충인 셈이다. 이 해충을 먹는 것이 바로 무당벌레이다. 식물에게는 큰 익충이고 결국 식물을 수확하는 사람에도 도움을 주는 곤충이다. 그런데 농약 살포가 일반화되면서 무당벌레도 해충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무당벌레를 쉽게 볼 수 없다.

 

무당벌레(Ladybird Beetle)의 몸체와 그 위에 있는 점은 그 색깔과 형태에 있어서 매우 강렬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수시로 다양하게 변화한다. 상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 쉽게 잊지 못하도록 기억되게 함이다. 생태계에서 무당벌레를 탐하는 무리들은 많을 것이다. 그들의 머리속에는 무당벌레가 별스럽고 경계해야 할 놈으로 각인되면서 다시 접근하는 것을 싫어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기 보호 본능이다.

 

그러나 이는 단지 무당벌레의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고 느끼는 인간에게는 무관하다. 그저 우리 눈에는 그놈은 아가씨새, Ladybird일뿐이다. 자신을 강하게 표현하는 아가씨새 벌레는 마치 우리네 여인네와 같다. 아름다운 색깔과 형태로 자신을 표현한다. 붉은색과 검은 점점이는 아가씨의 검은 눈과 빨간 입술을 연상시킨다. 그놈의 생태계를 이해하면 강렬한 아름다움은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하는 메시지 같지만 내 눈에는 단지 강렬한 유혹으로만 비친다. 그뿐만 아니다. 그들은 다리로 걸어 다니는 곤충이지만 어떤 때는 날기도 한다. 그래서 그놈은 멋과 자유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나에게 보낸다.

 

그 하나의 형태를 잡아 귀걸이를 만들어 보았다. 이렇게 Ladybird Earring이 탄생했다. 이것을 귀에 걸고 파티에 참석하는 그대도 그런가? 보는 이에 따라 그 메시지는 수만 가지로 달라질 것이다. 덕분에 파티는 더욱 다채롭게 익어갈 것이다. 이래저래 보는 이의 마음에 깊은 흔적이랑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사랑이었으면 한다.

 


Sterling Silver, Plum red Ruby (Lab-created stone, Cabochon round 8mm), Ladybird Ear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