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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스케치

국립세종도서관에서 게으른 나의 하루

Hi Yeon 2016. 11. 3. 21:53




나는 주말에는 상경하여 가게 일을 하고 주중에는 세종시로 내려와 쉰다. 쉬는 동안 운동으로 몸을 푸거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다. 때로는 상상 속으로 들어가 눈에 비치는 것들을 볼펜으로 스케치하며 시간을 보낸다. 주말 가게 일의 피곤함을 도서관에서 이렇게 푸는 것이다. 이때 나에게는 국립세종도서관은 시설과 서비스 면으로는 최고이고 따분해질 때는 벗으로 삼기에는 매우 다감하다. 아직 이용자가 많지 않아 도서관은 매우 한가하다. 나는 그것을 더 즐긴다. 


세종시는 정부청사 이전의 목적으로 계획된 우리나라 최신 최대 신도시이다. 현재 인구는 20만이다. 곧 30만으로 불어나고 10년 후로 50만 인구를 바라본다고 한다. 편익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나 도서관만은 크고 좋다. 추후 늘어날 인구에 대비하여 도서관을 미리 크게 건설한 덕분이다. 국립도서관으로서 서비스 질도 매우 좋다.

세종도서관은 건물 형태가 특이하다. 아름답다고나 할까. 누구든지 한 번이라도 쳐다보면 나름의 느낌이 오는 곡선미의 디자인이다. 어쨌든 국립세종도서관은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똑똑히 하고 있다. 디자인으로서의 매력뿐만 아니라 도서관의 지리적 위치 또한 최고이다. 국립세종도서관은 정부청사의 제일 앞부분에 자리 잡고 있으며 또한 호수공원을 제일 먼저 마주 보고 있다. 한반도의 중심인 세종에서 가장 중심이다. 


내부 공간은 넓고 개방 형태이다. 도서관의 주출입구를 들어서면 바로 상층부까지 오픈된 큰 홀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쉼 공간이며 공연 전시 공간이다. 현대의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은 많다. 전통적인 도서관의 역할과 더불어 공연과 만남 그리고 사회 교육의 역할까지 포함된다. 세종도서관의 큰 홀은 이런 의미에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자주 이곳에서 연주회와 전시회가 열린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일상적인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책을 읽으면 잠깐의 휴식이 자주 필요하다. 이때 나는 밖으로 나가 호수공원을 거닌다. 금강을 품은 세종 호수공원은 넓고 아늑하다. 나에게 이 호수공원은 행복과 만족감을 준다. 굳이 산으로 바다로 강으로 가지 않아도 자연의 모든 것들이 호수공원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눈으로 즐기기엔 충분하다 싶으면 안으로 들어와 도서관 홀에 들어간다. 그리고 앉아 쉰다. 도서관의 오픈 홀은 나에게 느긋함과 편안함을 준다. 호수공원에서는 눈이 시원해진다면 홀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마음이 이런 것들로 가득 채워졌다 싶으면 다시 책 읽기를 하고 스케치를 한다. 


주중의 게으른 나의 세상은 이렇게 절로 간다. 어느 하루 눈 앞에 보이는 이미지를 그냥 보내기가 아까워 볼펜으로 하얀 종이 위에 홀 전경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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