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Dream & Create 꿈꾸며 창조하다

꿈을 꾸며 창조하다

하루를 보내는 나의 에세이

20216 설 전날 휴일의 단상

Hi Yeon 2026. 2. 16. 17:28

20216 설 전날 휴일의 단상

 

요즈음 겨울 날씨가 매섭게 추웠다가 갑자기 포근해진다. 이런 현상이 자주 반복된다. 오늘은 설 전날이다. 휴일이라 모든 곳이 쉰다. 관공서도 체육관도 쉰다. 매일 운동을 하려 나가는 나는 집에 머물 수밖에 없다.

 

나는 7남매의 막내다. 내가 어른이 될 즈음에는 부모는 노인이었다. 세월이 흘려 내가 중년을 될 즈음이 되니 부모는 내 곁을 떠났다. 고향에 부모집이 없으니 그곳에 갈 일이 없었다. 그리고 중년을 지날 즈음에는 형들도 떠났다. 이제 형들마저 안계시니 설날에 갈 곳이 없다.

 

부모와 형제는 가족을 끈끈하게 묶는 끈과 같다. 이제 이것이 없어졌다. 각자 가족끼리 모여 설날을 즐겨야 한다. 성장하여 결혼하고 그리고 가족이 생기면 새 가족 단위가 주축이 된다. 즉 이제 내가 있는 곳이 가족이 모이는 곳이 된다. 내가 주인공인 셈이다.

 

그러나 자식들은 멀리 바다 건너 있고 난 혼자다. 그러니 갈 곳도 없고 찾아 올 사람도 없다. 핸드폰마저 조용하다. 즐기면 좋다만 문득문득 슬퍼지기도 한다. 옛 물에 젖은 때가 아직도 많은가 보다. 이럴 때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럼 아침에 일어나 무엇을 할까? 무릎이 좋지 않아 등산이나 달리기하기는 꺼려진다. 자전거 타기는 괜찮다고 했다. 그럼, 날씨가 포근하니 오늘 라이딩을 해볼까? 계단실에 보관해 두었던 자전거를 꺼내었다. 작년 구입한 최신 유니폼을 찾아내어 입었다. 고글과 안전모를 쓰고 자전거에 올랐다.

 

폼이 좋아야 마음도 좋다. 슬림한 몸매다. 보니 마치 자전거 선수 같았다. 내가 마치 프로가 된 것 같았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세종 금강 변으로 달렸다. 아무리 포근하여도 그래도 겨울날씨다. 찬 기운이 유니폼을 뚫고 들어왔다. 잠깐은 몰라도 오랫동안 라이딩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라이딩 폼만 내고는 바로 집으로 들어왔다.

 

따뜻한 방에 들어오니 몸이 노곤해졌다. TV를 켰다. 발라드 노래 경연에 1등을 한 제주도 아가씨 이예지가 너를 위해를 부르고 있었다. 대충 부르는 것 같지만 바닥에서 새어나오는 소울이 묵직하다. 그녀의 매력이다.

 

어쩜 우린 복잡한 인연에 서로 엉켜있는 사람인가 봐

나는 매일 너에게 갚지도 못할 만큼 빚을 지고 있어

연인처럼 때론 남남처럼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 걸까

그렇게도 많은 잘못과 잦은 이별에도 항상 거기 있는 너

 

날 세상에서 제대로 살게 해줄 유일한 사람이 너란 걸 알아

나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해 너를 붙잡아야 할 테지만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사랑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나줄 꺼야

 

가락에 취하고 리듬에 젖었다. 마음이 내려앉는다. 조용하다 싶다가 불안진다. 뭔가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문득 볼펜으로 하얀 종이에 나도 모르게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었다. 아니 끌쩍거리고 있었다. 하얀 종이 위에 원도 보이고 점도 보인다. 점점이 별이 보이다가 그것이 선이 되었다. 하나가 두 개가 되고 크기가 다른 여러 개가 되었다. 서로 연결하니 아름다운 기하학 모양의 목걸이가 되었다.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나서 매일 매일 한 뜸 한 뜸 만들어 볼까? 하루하루 위험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이 하나를 위하여 차분하게 나날을 보내면 좋을 것 같다. 그럼, 난 조용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 머물 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3uCtCsZcjgE&list=RD3uCtCsZcjgE&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