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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28 봄이 오면 가지러 가겠습니다

Hi Yeon 2026. 1. 28. 21:47

60128 봄이 오면 가지러 가겠습니다

 

요즈음 은 가격이 고공행진이다. 무려 7,000/g(26,000/3.75g)에 다가간다. 아마도 몇 개월 내에 10,000/g이 될 것 같다. 높은 은 가격은 나에게 큰 부담이 된다. 내가 금속공예를 시작할 2013년에는 1,000/g도 하지 않는 가격이 이제는 10배가 올라 7,000/g이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 그때 작품 활동을 하면서 용돈을 벌려고 만들어 파는 귀걸이나 목걸이는 100달러부터 300달러 정도했다. 물론 머리를 짜내어 디자인하고 손으로 만든 것이다.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하루 걸리기도 하지만 며칠 걸리기도 했다. 그때도 팔면 시간당 최저 임금이 나오지 않았다. 작업도 고되었다. 판매한 돈은 세금이 면제다. 캐나다 세금제도는 매우 엄하다. 오직하면 그냥 봐 주겠는가?

 

대부분 예술가는 먹고 살기 위해서 다른 본업을 찾아가고 작품 활동은 취미로 한다. 일부분의 사람들만 예술 활동을 이어간다. 그래도 캐나다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견디어 갈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예술가들을 존경하고 예술가들의 작품을 사랑하여 기꺼이 사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예술과 예술품이 생활에 녹아 있다. 그리고 직장에서도 예술이 녹아 있다. 작품 활동으로 경제적으로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우선적으로 관련 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배려된다.

 

금속공예작업을 할 때는 은은 최고의 재료가 된다. 금은 상대적으로 비싸서 특수한 분야에서만 사용된다. 은은 금과 같은 성질의 재료로서 상대적으로 매우 싸다. 캐나다인들은 손으로 만든 은 제품을 매우 사랑한다. 그래서 작품에 은을 많이 사용한다.

 

그때 나는 은 가격에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 작업하다가 남는 가루는 버리기도 하였으니 말이다. 동료들이 갑자기 은이 필요할 때는 그냥 받기도 하고 주기도 했다. 그 시절 10-20g 목걸이는 재료값만 하면 40달러를 넘지 않았다. 판매 수수료를 빼면 겨우 평균 100달라 정도가 내 손에 들어왔다. 재료비와 장비비를 빼면 최저 인건비에도 다가가지 못하는 가격이었다. 그래도 하는 이유는 작품이 고객에게 가야 다음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언젠가는 수십 배, 혹은 수백 배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예술가가 되는 과정이었다.

 

지금 그때의 은 가격보다 10배가 올랐다. 이제 똑 같은 가격으로 팔면 재료비만 받는 결과가 된다. 사실 재료비만 받아도 여기에서 살 사람은 매우 귀하다. 폼을 내기 위한 수단일 뿐 아직 예술과 예술품이 생활에 녹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팔기 위해서 작품 활동을 한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가가 물감 재료비만 받고 자신의 그림을 판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직하다. 아마 그분은 소장하든가, 아니면 그냥 선물로 주든가, 혹은 찢어버리겠지. 나의 경우에는 뭉개버리면 은은 남는다. 그것을 팔면 최소한 원금을 회수를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것은 적지만 노후 나에게 요긴한 돈이 된다. 그런데 말이다. 어려워도 그것 없이 살아 왔는데, 그 돈으로 쌀을 팔아?

 

아직 캐나다 갤러리에 팔리지 않은 내 작품이 많다. 애써 만든 것들이다. 고객에게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남으면 무슨 소용인가? 나 가면 더 그렇다. 디자인 하느라 행복했으면 됐다.

 

마침 좋은 생각이 났다. 내가 다닌 캐나다예술대학은 나에게 자존감을 주었다. 그것 미리 모두 다 회수하여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함께 합쳐서 그 대학교에 기증하자. 학교에서는 나중에 장학금 모금행사를 열어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 다 합치면 제법 돈이 된다.

 

그럼, 학생에게는 도움이 되고 고객에게는 즐거움이 된다. 덤으로 내 작품은 살아남는 행운을 가진다. 마음 변하기 전에 대못을 박자. 그래서 나는 바로 갤러리 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Hi, please. 내 작품 판매를 중지해 주세요. 봄이 오면 가지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