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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도 주치의가 필요하다

Hi Yeon 2014. 11. 27. 02:44

보통 도시는 초기에 상업지구와 주택지구가 혼재된 형태로 형성된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고  도시는 팽창된다. 그리고 도시외곽에 주택지가 개발되고 다운타운의 주택지는 조금씩 공동주택으로 개발되어 나간다. 그러나 도시환경차원에서 보존을 위한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도심에서는 아직 순수 단독주택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다운타운의 중심에 있는 내집이 여기에 해당이 된다.

 

그렇다고 그럴 듯한 주택은 아니다. 목조사이딩 외장의 2층주택이다. 도심인데도 불구하고 좀 조용하면서 넓은 후면 정원이 있다는 것 빼고는 별 볼 일 없는 주택이다. 또한 도심에 있다고 외곽주택보다는 비싸지도 않다. 100년 나이로 노후되다 보니 건물값은 거의 없고 땅값만 있기 때문이다. 5년전 할아버지와 사별하고 혼자 사시는 할머니께서 시니어타운으로  옮기는 바람에 시세보다 많이 싸게 나왔고, 때 마침 내가 관리와 수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덜컥 구입하였던 것이다.

 

일부 지인은 왜 그런 집을 샀는냐고 의아스러운 눈초리로 물어 보았다. 대학교와 도심 상업시설, 쇼핑 복지시설, 그리고 도시 인프라와 큰 강줄기가 다 내 것이 되지요 하고 우스개 소리로 대답하곤 하였다. 집골조에 사용된 목재가 물레방아톱으로 켜졌고 지하실 구조가 납작돌로 쌓은 벽이고 보면  다른 것은 말을 아니 해도 뻔하다. 단지 40년전에 한번 증축과 리노베이션으로 난방과 단열시스템은 그 시절 생산된 제품으로 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전기배전반은 아직도 휴즈가 사용되고 있다. 이것 때문에 집보험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집을 구입하고 한달정도 살다가 갑자기 지하실이 똥물바다가 되어 버렸다. 지하천정을 가로지르는 오수관이 터진 것이었다. 가만히 보니 100mm 주물 오수관이 노후가 되어 터진 것이다. 긴급히 장비를 구입하여 혼자 주물관을 제거하고  주물관을 프라스틱관으로 교체를 하였다. 이왕 하는 김에 지하실 천정을 새로이 설치하고  지하실의 습기배출를 위한 배기시스템도 설치하였다.

 

지하실이라는 것은 기초라는 기능과 배관을 위한 Duct역활을 한다. 보통 콘크리트 지하실은 작업실로 사용하기 위해서 마감되기도 한다. 내집은 100년전 납작돌을 쌓아 만든 지하실인데도 불구하고 전주인이 작업실로 꾸며 놓았다. 이와 다르게 주변 다른 건물의 지하실에 내려가 보면 바닥은 자갈 모래, 벽에는 층층으로 쌓은 납작돌을 흔히 볼 수가 있다. 요즈음은 여기서는 건물보존이 필요한 경우에는 건물을 들어 올리고 기존 지하실을 제거한 후 콘크리트옹벽을 설치하고 다시 기존건물을 앉혀서 건물 리노베이션하는 경우도 많다.

 

며칠 전 저녁에 지하실에서 세탁기를 돌리다가 지하실이 물바다가 되었다. 세탁기에서 나온 오수가 역류되어 지하실 바닥으로 솟아 내렸다. 관에서 뿜어 내리는 더러운 물을 보고 안절부절하다가 무엇이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건물오수관이 도로로 나가는 접속부분의 점검구를 열어 보았다. 열자마자 그동안 나가지 못하였던 오물이 또 솟아져 내렸다. 어쩌라 내 집인데 내가 가진 지식을 총 동원하여 이것저것을 확인해 보았다.

 

집내부의 문제가 아닌 도로밑의 시오수관의 문제로 판단되었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 생각해 보았으나  경험이 없었던 나에게는 뚜렸한 해결책이 없었다. 먼저 옆집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옆집에 사시는 이웃이 도착했다. 그는 시 엔진니어링 부서로 전화를 하고는 걱정말라고 나를 안심시겼다.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어 가고 있었다.

 

30분 후에 기술자가 도착하여 긴 와이어로 지하실관에서부터 시오수관으로 쑤셔넣고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였다. 그리고 나서 다시 오수관 점검구를 닫았다. 그들이 가고 나자 나는 기술자가 시키는 대로 바로 한번 물을 내려 시험해 보았다. 이상무였다. 이웃집 분이 되돌아 가면서 나에게 귀띰을 해 주었다. 앞집은 일년에 한번 이런 관 청소를하고 내 집도 3년전에 그랬다는것이다. 다운타운은 관이 오래되었고, 새집이라 하더라도, 나무뿌리가 관을 회손시키는 경우 혹은 건더기가 많은 찌거기를 오수관에 버릴 경우 이런 사고는 흔히 일어 난다는 것이었다.

 

내가 100년된 집에서 5년정도 살아가면서 집을 여러 번 손수 고쳐 보았다. 그 결과 세상 사람이 다 다르 듯이 여기 단독주택도 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령 건축업자가 똑같은 스타일로 여러 채를 지었다 하여도 살아가는 사람이 관리를 어떻게 해 나갔는냐에 따라 그집의 구석구석이 다 달라진다는 것이다. 줄곧 그집을 고쳐왔던 고정 수리업자가 있었다면 그 사람이 가장 잘 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집주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그래서 집에 조그만한 문제가 생겨 전문가가 와서도 그 집 History를 모르면 그 문제를 찾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고치는 데도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만약 Historty를 모르고 고쳤다면 그것은 단지 임시방편이 될 것이다.

 

주택은 마치 사람 몸과 같다. 사는 사람이 다름으로서 세월이 흐르면서 주택도 다르게 변해간다. 예를 들면, 살면서 갑자기 몸에 문제가 생겨 주치의가 아닌 의사에게 보인다면 그 의사가 쉽게 해결책을 알 수가 없다. 일반적인 검사와 전문적인 검사 그리고 환자의 설명을 들은 후에나 겨우 추측할 수가 있을 뿐이다. 외부에 노출된 병은 그나마 쉽게 파악할 수가 있다. 주택도 그러하다.

 

특히 알 수 없는 만성적인 병이나 가끔 일어나는 병은 문제를 쉽게 알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조금씩 집안에 물방울이 떨어진다거나 부분적으로 습기가 찬다든가 혹은 왠지 모르게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경우, 부분적으로 증설한 전기시설이나 배관부분, 그리고 뚫거나 달아낸 부분, 특히 복잡하게 모양을 낸 건물들은  건물 History를 모르면 정말로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 원인을 안다고 하여도 사람마다 그 처방이 각각 다 다를 것이다. 병은 환자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한다. 집도 마찬가지로 집주인이나 단골 기술자가 자기집 상태를 가장 잘 안다고 할 수가 있다.

 

여기도 건물을 원칙에 입각하여 시공을 안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물론 안전과 공공에 관한 것은 매우 엄격하다. 그 이외는 공사비에 비례하여 그 품질이 결정된다. 건물은 어디에 가나 그런 면에서는 마찬가지라고 생각든다. 그래서 처음 어떻게 공사가 되었는지를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어떤 집에 가보면, 얼마에 누구 언제 무엇을 어떻게 수리하고 관리했는지를 상세하게 기록한 건물수리 History를 볼 수가 있다. 혹은  집 매수자가 매입자에게 건물 Historty를 상세히 설명하는 경우를 본 적도 있다. 이때 잘 들어 보면 자기 집에 문제가 생기기 전 미리미리 잘 관리해 왔슴을 알 수가 있다. 새집이든 헌집이든 우리 몸에 주치의가 필요하 듯 건물에도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집이 제일 건겅하고 또한 제일 먼저 거래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