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m's quick drawing
모델이 좀 되어 주시겠습니까
운전중에 Drawing교수인 Adam 부터 받은 그림을 벽에 걸어놓고 자세히 감상해보니 drawing기법이 좀 특별했다. 그것은 그가 강의할 때 직접 실연하면서 설명한 기법인 것을 알게 되었다. 즉 흐르는 선으로 윤곽을 그리는 것, 그리고 background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문득 그의 그림들이 생각났다. 작년 그의 수업시간에 사진으로 찍어둔 Drawing들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내 시선은 방벽에 걸쳐 놓은 그가 특별히 그려준 나의 초상화로 옮겨졌다. 나는 그 초상화를 보자 유투브를 클릭하듯 그 시절로 되돌아 가기 시작했다.
작년 초겨울 이맘 때였나, 교실에서 늦게 공부를 하고 있었는 데 그가 불숙 나타났다. 그는 '나하고 좀 Drawing실로 가자'고 했다. 내가 공부하고 있었던 교실이 Drawing실에서 두칸 건너 있어서 지나가면서 아마도 나를 보았던 모양이었다. 마침 수업시간에 약속된 모델이 나타나지 않았고 다른 모델이라도 필요한 참에 혼자 교실에 남아 있는 나에게 청을 하였던 것이다. '왜 그러는냐?' 고 물으니 수업 중인데 모델이 좀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참으로 남감하였다. 여기 문화로는 그리 어려운 청도 아닌 것 같았다. 즉 그때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는 나에게 무리한 청을 하였다고 볼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여기서는 실물을 두고 그리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다. 모델들은 보통 전라이다. 나도 정규 수업시간에 모델을 보고 그렸고 일주일마다 별도의 모임에서 무료로 모델을 보고 그림을 그려 왔었다. 그래서 사실 내가 젊은 학도였더라면 '머 달아서 없어지나 해 보지' 하고 당연히 '예' 그랬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델로 나설 때는무료 봉사도 많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보고 모델이라니, 내 나이 벌써 50을 훌쩍 넘었는 데.
대답을 못하고 킁킁거리고 있는 데 그는 동양인의 문화를 좀 알았나 '그냥 편하게 그대로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고 말을 덧붙였다. 어쩌라 해야지 내가 좋아하는 교수님이 청하는 데 , 한편으로는 그것도 못해 하면서 결국 '그래요' 라고 응쾌히 승락하고는 그를 따라 나섰다.
Drawing실에 들어서니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었고 그들은 대부분 여학생이었다. 둘려보니 다 눈에 익은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수업시간이 다른 같은 학년 학생들이었던 것이다. 일단 나는 그들의 중앙에 설치된 단위에 앉았다. 즉 학생들은 단위에 앉아 있는 나를 360도로 둘려싸고 있었던 셈이다. 드디어 나는 포즈를 취했고 학생들의 손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비록 학생들 앞에서 평상복의 편한 자세였지만 여러번 고정자세를 취하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았다. 안면있는 젊은 학생들이 나를 둘려싸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처음 해보는 것이라 어리 둥절했다. 도데체 그놈의 시선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그리고 정지 동작을 여러번 취해야 하는 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나로서는 영 아니올시다 였다. 뿐만 아니라 모델이 전라인 경우 전체의 형태를 주로 그리지만 평상복으로 포즈를 취할 경우 보통 모델의 얼굴을 우선적으로 그리게 되는 데 평소 얼굴에 자신이 없는 나로서는 더욱 견디기가 힘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장시간의 고정포즈에 들어가자, Adam은 직접 내 코앞에서 무언가 열심히 그리기 시작했다. 30분 이상의 시간이 흘렸나, 그는 그림을 끝내고는 주변을 둘려보고 학생들에게 수업이 끝났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서 그는 나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자기가 직접 그린 그림을 내 손에 쥐어 주었다. 보니 그것은 연필로 그린 내 초상화였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