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123 백지영 콘서트를 관람하다
220123 백지영 콘서트를 관람하다
백지영 콘서트를 관람했다. 내 생전 처음 보는 라이브 무대였다. 라이브 무대는 캐나다에서는 흔한 일이다. 마을마다 여름에는 축제가 있다. 그때마다 그 지방 유명 가수들이 축제에 참가하고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즐긴다. 그곳에서 술도 먹고 춤을 춘다. 야외 공연도 많고, Art Center에서도 공연이 자주 열린다.
야외 공연은 화창한 날씨에서 잔디에 앉아 느긋이 즐기는 멋이 있고, 홀에서는 아늑함과 천상의 음향에 매혹된다. 내가 건축가이다 보니 실내 오라토리엄에 관심이 많다. 좋은 악기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 듯, 실내 공연장은 “공연자 소리가 얼마다 잘 표현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캐나다 도시마다 있는 콘서트홀이나 오페라홀의 시설은 정말로 뛰어나다. 작은 도시의 오페라하우스가 서울의 예술의 전당보다 더 좋은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서 듣는 음향은 천상의 소리와 같다. 나는 실제 공연에 자주 참가할 수 없어 텅 빈 공연장을 구경함으로서 그 욕망을 해소한다. 마음으로 보고 마음으로 상상하여 듣는 것이다.
대전 유성에서 친구와 초밥을 먹고 나오는 길이었다. 도로 전봇대에서 펄럭거리는 깃발에 눈에 익은 가수의 사진이 있었다.
백지영 콘서트 대전 공연 BACK HUG, 대전컨벤션센타(DCC), 1월 22일 토요일 2시, 7시
오늘이 20일 목요일이니 이틀 후이다. 도로에 서서 핸드폰으로 예약을 알아보았다.
VIP(앞부분, 14,3000원), R석(중간부분, 132,000원), S석(뒷부분, 99,000원)
다행이 S석 약간의 좌석이 남아 있었다. 즉흥적으로 나는 바로 표 3개를 예약하였다. 나 하나에 둘은 선물이었다. 나에게는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평생 못한다는 생각에서 그냥 해 버렸다.
나는 백지영 노래를 좋아한다. 백지영의 그 우수에 찬 고음과 음색을 듣노라면 그만 슬프지고 내 마음은 본래 상태로 백압되는 느낌이 든다. 백지영의 노래는 나에게 좋은 백압프로그램이고 내 마음이 슬프지는 것은 내가 백압되고 있는 과정인 것이다.
그녀의 노래가 천상으로 퍼져 내 가슴에 와 닿으리라하는 기대와 상상으로 관람장을 찾았다.
사회자 없이 2시간 동안의 토크와 열창
총 맞은 것처럼,
잊지 말아요
그 여자
2시간의 공연은 어느 듯 끝나고 우리는 일어섰다. 무대에서 계속 손을 흔들며 “잊지 말아요”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백지영을 뒤로 하고…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차가운 바람이 손 끝에 스치면 들려오는 그대 웃음소리
내 얼굴 비치던 그대 두 눈이 그리워 외로워 울고 또 울어요
입술이 굳어버려서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눈물이 입을 가려서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혹시 알고 있나요 뒤돌아서 가슴 쥐고 그댈 보내주던 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그 사람을 사랑해줘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언젠가는 돌아와줘요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PS. 내 평생 한국에서 처음의 라이브 공연장이었다. 내가 백지영의 팬이니 콘서트장의 시설이나 음향이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즐거웠고 행복했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창고 같은 대전 컨벤션센타, 입체 홀이 아닌 평면 홀에 프라스틱 접이식 의자, 소리만 큰 질 나쁜 음향이었다. 또한 그곳은 얼마나 추운지 관람객 모두가 겨울코트나 잠바를 입었고 나도 그랬는데, 그런데 추웠다. 얇게 입은 무대 위의 백지영은 얼마나 추웠을까? 2시간 동안이나.
코트를 벗고 감상하는 외국 예를 생각해 보면 이것은 깡통 속의 백지영이었다. 소리 소리… 음향이 아니라 하나의 소리였다. 물론 쾅광거리는 것은 최고 수준이나 소리만 컸지 가사는 안 들려, 한마디로 시꺼려웠다.